3월 첫 주의 짧은 글

일상, Git Blog 개설의 고통과 스트레스, 그리고 보상

Posted by Sol on March 04, 2020 · 3 mins read

하루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정신없이 지내는 요즘이다.

평일엔 7시 37분에(정확히 7시 37분)눈을 떠서 8시 8분 분당선을 타고 출근, 8시 55분즈음에 회사에 도착한다.

팀과 파트로 정식 배치된지 4개월 차. 조금씩 업무를 맡고 있어, 업무시간은 굉장히 빨리 흐른다.

물론 중간에 짬짬이 나갔다 오기도 하고, 동기들과의 헛소리파티로 쉬는시간을 갖기도 하며, 틈날 땐 알고리즘 문제의 솔루션을 고민하기도 한다.

점심시간이 한 시간 반이라는 점은 근무지의 최고 메리트중 하나인데, 점심을 후딱 먹고 커피를 한잔 사온 뒤 길면 1시간 정도 내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1시간은 알고리즘 한 문제의 풀이 로드맵을 구상하거나, 영어 스터디 Article 숙제를 하나 끝마치기에 딱 알맞은 시간이다.

6시가 되면 퇴근하고, 저녁은 대부분 몇몇 동기들과 근무지 식당에서 해결한다.

‘야탑 최고의 맛집’인 구내식당은 3500원이라는 인크레더블한 가성비로 무려 ‘자율배식’의 형태로 운영되므로, 나같은 밥돌이에게는 배부른 한 끼 식사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비로소 집에 도착하면 7시 반..집에서 양치를 하고 곧장 헬스장으로 향해 운동을 하고 돌아오면 9시반~10시가 된다.

어느새 다음날까지 2시간 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이 남은 2시간은 온전히 프로그래밍 공부에 쓰이는 시간이다.

지금 내가 글을 쓰는 이 Github 블로그 공간도 바로 이 2시간들이 몇 일간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Slow but steady”의 힘을 매 순간 느끼고 있다. 물론 이 블로그 뿐만아니라 내 개인 프로젝트나 알고리즘, 컴퓨터 구조 공부 등등 전반적인 역량 향상에는 역시 “Slow but steady” 가 정답인 것 같다.

알고리즘 문제가 풀리지 않거나, 프로젝트의 에러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블로그 구조를 어떻게 변경해야 할 지 막막할 때,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게 참 신기한게, 결국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질척이다보면 답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이전까지의 모든 고통과 스트레스가 한 순간에 보상받고, 그 날 하루는 행복한 하루로 바뀌는 마법같은 경험을 매일매일 하고있다.

가령, 지난 주 일요일 저녁 8시 전까지의 나는 회색의 우울감에 젖은 비련의 주인공이었다.

그 이유는 첫째, 황금같은 일요일임에도 날씨가 매우매우 우중충하고 구렸기 때문이고(덕분에 한강 자전거 라이딩을 하러 가지 않았다)

둘째, 금요일부터 시도했던 블로그의 UI 구조 바꾸는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셋째, 블로그 만들기에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한 탓에 다른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토요일 하루 대부분을 이 문제 해결에 쏟았고, 그래도 해결이 안되니 너무 분했다.

내가 왜 티스토리나 네이버 블로그 등 편리한 플랫폼을 안쓰고 이런 어려운 개발자 플랫폼을 쓰려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literally 1분에 한번씩 했다.

그렇게 일요일 오후도 온전히 블로그 문제 해결에 낑낑대다가……

저녁 8시쯤 마침내 문제를 해결했다(신이시여..)…

지킬과 Html 구조, 변수의 설정 등을 다시 한번 차근차근 이해하고 적용해보니, 너무나도 쉽게 풀리는 문제였다.

내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던 이유는, 웹에 익숙하지 않은 채로 무작정 템플릿을 받아 내부 구조를 수정하려 보니 뭐가 뭔지 하나도 몰라서 짜맞추기 식으로 건드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킬의 작동방식과 블로그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아무거나 건드린다고 될리가 없지..

아무튼 이렇게 기초 개념에 대해 이해를 빡! 하고나니 다음 단계는 물 흐르듯이 풀렸다.

저녁 9시쯤, 내가 원하는 대로 블로그 구조를 1차적으로 생성하고 나니 너무너무너무 기분이 좋고 날아갈 것 같았다.

2시간 전만 해도 ‘이번 주말은 망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엣헴, 이번 주말은 굉장히 productive 한 주말이었군!’ 하는 괘씸할 정도로 변한 나 자신을 목도했다.

생 문과였던 내가 이렇게 공대생적인 모습을(비하아님) 보인다니 참 신기할 노릇이다.

정신없이 지내는 요즘이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간절히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봄을 좋아하긴 했지만 봄이 오기를 이토록 바랐던 적이 인생에서 있었나 싶을 정도다.

그것은 아마 올 겨울에 유난히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것이 바뀌었고, 봄의 화사하고 밝은 기운을 내 스스로가 어서 빨리 흡수하고 싶어하기 때문인 것 같다.

코로나 시국 탓에 봄을 온전히 즐기지 못할까봐 걱정이긴 하다.